
채비는 미국 리버사이드에서 클린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인공지능(AI) 에너지 기업 SPT Group Inc.와 전기차 초급속 충전 인프라 구축 및 통합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위한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전기차 충전기 공급을 넘어 태양광과 ESS, 가상발전소(VPP)를 결합한 복합 에너지 사업으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채비의 이번 미국 진출은 단순한 해외 판매 계약보다 현지 에너지 전환 흐름과 맞물린 전략적 행보다. 협력사인 SPT는 태양광·ESS 사업을 담당하는 Stored Power Technology Inc.와 AI 기반 VPP 및 탄소자산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SPT Energy AI Lab으로 구성된 통합 클린에너지 기업이다.
전 IBM 수석 데이터 과학자 출신 Dr. Alex Liu가 이끄는 AI 연구소를 중심으로 차세대 에너지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UC Riverside와의 산학 협력과 리버사이드 시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 기반을 다져왔다. 이번 협약이 이뤄진 리버사이드는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친환경 산업 육성 의지가 강한 도시로 꼽힌다.
리버사이드는 공공 유틸리티인 Riverside Public Utilities를 통해 전력을 직접 공급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전체 전력의 46.4%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신규 기업에 대한 첫해 전기요금 40% 할인, 빠른 인허가, 외국인 투자구역(FTZ) 운영 등 투자 유인도 갖추고 있어 전기차 및 에너지 인프라 기업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사업 계획도 비교적 구체적이다. SPT는 리버사이드 내 태양광·전기차 복합 에너지 허브 구축을 위한 부지 승인 절차를 밟고 있으며, 헤멧 지역 공공 거점 32기와 상업용 사이트 40~50기 등 단기적으로 약 100기 이상의 설치 수요를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양사는 이를 바탕으로 3단계 공급 로드맵을 수립했다. 2026년에는 100기 이상 공급을 시작하고, 2027~2028년에는 주요 고속도로에 수소·전기차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30개소를 구축해 누적 500기 공급을 목표로 한다. 2029~2030년에는 미국 연방 인프라 투자법(IIJA) 관련 사업에 참여해 롱비치·LA 항만 전기 화물트럭 충전 클러스터와 에너지 자립형 충전소 확산을 통해 누적 3000기 이상 공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채비가 이번 협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배경으로는 기술력과 공급망 측면이 함께 거론된다. 미국의 FEOC 규정에 따라 중국산 충전기는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는 반면, 한국산 채비 제품은 해당 규정 적용을 받지 않아 현지 사업 참여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채비는 국내 구미 동락공원에 태양광·ESS·전기차 충전기를 DC 그리드로 연계한 ‘자가발전 100% 운영형’ 충전소를 구축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력 생산부터 배전까지 통합한 에너지 허브형 인프라 운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채비는 최근 리버사이드에 미국 법인 사무소와 물류 창고도 개설했다. 앞서 UAE 에너지 기업 EEE, 캐나다 포시즌 테크놀로지와 공급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사업 거점을 북미 핵심 시장으로 넓히게 됐다.
채비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충전 인프라 운영 기업에서 통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영훈 채비 대표는 “이번 협약은 충전기 공급을 넘어 태양광·ESS·AI 에너지 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솔루션을 미국 시장에 선보이는 출발점”이라며 “리버사이드를 교두보로 미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리버사이드 시와 SPT도 이번 협력이 지역 클린에너지 인프라 확대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자 최초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채비로서는, 이번 미국 시장 진출이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