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객참여형 감성 치유 프로젝트 ‘당신은 지금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가 15주년을 맞아 새로운 버전으로 관객을 만난다.
프로젝트 그룹 춤추는 여자들은 오는 9월 7일부터 21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 야외마당에서 ‘당신은 지금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 Ver.2’를 공연한다. 이번 작품은 2026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프로젝트로 마련됐다.
‘바비레따’는 춤추는 여자들과 관객이 함께 어우러져 몸과 마음을 열고,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참여형 공연이다. 기존 무용공연의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관객과 눈높이를 맞추고, 함께 말하고 노래하고 춤추며 예술적 체험을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프로젝트의 출발은 2011년 춘천아트페스티벌에서의 작업이다. 몸과 춤, 삶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경험은 2012년 무용가와 배우, 음악가 등 여러 장르의 중견 예술가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춤추는 여자들의 결성으로 이어졌다.
이후 ‘당신은 지금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는 14년간 전국 47곳에서 총 111회의 공연을 진행했다. 5,100여 명의 관객이 공연에 참여하며 춤을 통해 삶을 나누는 시간을 함께했다.
기존 ‘바비레따 Ver.1’이 10년의 시간을 거치며 ‘자기 돌봄’과 ‘자기다움’이라는 키워드를 끌어냈다면, 2024년 새롭게 제작된 ‘바비레따 Ver.2’는 “지금, 여기 우리의 감각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중심에 둔다.
이번 공연의 주요 이미지는 한여름의 꽃 ‘능소화’다. 장마와 태풍, 무더위를 견디고 피어나는 능소화처럼, 작품은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몸과 마음의 힘을 이야기한다.
춤추는 여자들은 능소화를 통해 각자의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안한다. 사회가 정한 ‘표준’과 ‘표준화된 몸’의 기준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돌보는 경험을 관객과 나누고자 한다.
‘바비레따’가 지향하는 춤은 무대 위에서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춤이 아니다. 관객과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움직이며 외로움과 삶의 무게를 나누는 춤이다. 뽐내기 위한 춤이 아니라 함께 어울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멋이 생기는 춤을 추구한다.
이번 공연은 춤, 음악, 연극, 토크가 결합된 커뮤니티 공연으로 구성된다. 하나의 장르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해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며, 서로 다른 정체성과 삶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연결되는 시간을 만든다.
프로그램은 네 가지 흐름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공간에 스며들기’에서는 서울남산국악당 야외 공간을 새로운 경험의 장으로 재구성한다. 관객은 잔디마당에서 모던 가야그머 정민아의 음악과 함께 공간과 호흡하는 시간을 갖는다.
두 번째 ‘현존의 상태 자각하기’에서는 다양한 물성을 지닌 오브제를 활용해 자신의 감각을 깨우는 체험이 진행된다. 관객은 “지금 여기 존재하는 나의 몸은 어떤 몸인가”, “나는 어떤 동력으로 움직이는가”를 질문하며 몸의 감각에 집중한다.
세 번째 ‘알아차리고 돌아보기’에서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호흡하고 움직이며 몸에 새겨진 개인의 역사를 마주한다. 무의식적인 정서를 인지하고 자신을 이해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위로의 시간을 나눈다.
네 번째 ‘환대와 연결의 춤 나누기’에서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직시하고 연결과 연대의 춤을 함께 춘다. 퍼포머들의 춤과 관객의 움직임이 만나 서로를 환대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바비레따’는 러시아에서 늦여름부터 초가을 무렵의 계절을 뜻하는 말이다. 화창하고 뜨겁고 화려한 이 시기가 진짜 여름보다 더 아름답다는 점에서, 젊은 시절보다 더 정열적이고 아름다운 중년 여성에 비유해 붙은 이름이다.
춤추는 여자들은 이번 ‘당신은 지금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 Ver.2’를 통해 공연장을 넘어 사람과 사회, 세상으로 스며드는 춤의 가능성을 다시 제안한다. 15년간 이어온 레퍼토리의 성숙한 발전과 관객참여형 공연의 확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