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2012. 06. 30

[시승기] Fun to Skill…Drift, 토요타 86

THEIAUTO
한창희편집장
heemami@hanmail.net

운전하는 즐거움도 격이 스포츠카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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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D라는 만화와 영화 속에서 등장하던 AE86 모델이 모습을 감추면서 마니아들은 아쉬움의 흐느낌을 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동의 탄성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AE86의 후속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토요타 86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마니아들은 새로운 차에 대한 호기심을 가졌고, 호기심에 대한 결과는 감탄으로 쏟아 냈다. 그만큼 토요타 86은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유저들이 선택하는 모델로, 국내에서는 출시 전부터 입가에 오르내린 차종이기도 하다. 이런 토요타 86이 지난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후 판매에 들어갔다. (사진=theiauto, 토요타자동차코리아)

86이라는 숫자가 토요타자동차에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이니셜 D에서 후지와라 타쿠미가 두부배달을 위해 산길을 달리던 AE86의 열정을 계승한 모델이 토요타 86이다. 지난 1983년에 5세대 토요타 코롤라의 라인업 중 하나로 모습을 드러낸 AE86은 개발 당시 코드명을 그대로 사용한 모델로, 코롤라 레빈(Corolla Levin)과 스프린터 트루에노(Sprinter Trueno)의 2종류로 시판에 들어갔다.

흔히, 마지막 FR 승용차라고 불리기도 한 AE86은 87년 전륜구동 방식인 AE92 코롤라 스프린터가 출시되면서 단종됐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AE86의 인기는 끝이 없을 정도로 마니아들에게 호응을 얻었고, 다양한 파츠가 줄지어 만들어지면서 단종 후 더욱 인기를 얻게 됐다. 특히, 드리프트 마니아들에게는 꿈의 머신으로 불릴 정도로 한동안 드리프트 경기를 풍미하기도 했다.



이런 AE86에 대한 열정이 만들어낸 모델이 토요타 86이고, 출시 전부터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AE86과는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는 모델이지만 개발 코드명을 086A라고 할 만큼 그 속에 잔재되어 있는 ‘펀 투 스킬, 드리프트’의 정신만은 더 진보됐고, 30년의 흐름에서 더 추가된 기술적 매커니즘은 최고의 스트리트 머신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출시를 시작한 토요타 86이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건 5월에 있었던 부산모터쇼에서다. 토요타 전시관을 찾는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는 모델이 토요타 86이었고, 모터쇼가 끝난 후 국내에서 곧바로 판매에 돌입했다. 그리고 지난 6월 한국토요타는 전국적인 시승행사와 함께 F1 서킷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하면서 대중적인 FR 스포츠카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다.



열정의 토요타 86, 시작과 함께 마니아들의 가슴을 두드리다

국내에 출시된 토요타 86은 토요타 FR 스포츠 정신의 계승이라는 큼직한 목적을 둔 채 개발된 모델이다. 특히, 과거 AE86이 드리프트, 그리고 스포츠 모델의 대표성을 가졌듯이 토요타 86도 개발 초기부터 AE86의 열정을 이어받기 위한 과정을 그려나갔다. 한마디로 토요타 86의 개발은 모험과 도전의 연속에서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런 열정의 계승은 앰블럼에서도 나타난다. 수평대향 엔진을 이미지한 피스톤 형상으로 86의 숫자가 새겨진 로고 마크지만, 드리프트 하고 있는 타이어가 숫자 86를 러프하게 스케치하고 있을 때, 바퀴가 4개 보이도록 해 드리프트 머신이라는 표현을 함축적으로 알리는 형상이다. 그만큼 토요타 86을 통해 토요타가 잃어버렸던 스포츠 카에 대한 정열과 정신을 이어받고자 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토요타 86의 크기는 전장X전폭X전고mm가 각각 4,240x1,775x1,425에 휠베이스 2,570mm의 아담한 사이즈다. 여기에 메이커를 떠난 협력체제는 토요타와 스바루가 공동으로 초저중심, 저진동을 실현한 수평대향 D-4S 엔진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면서 진보의 과정을 거쳤다. 2.0리터 가솔린 4기통 수평대향 16밸브 DOHC를 심장으로 최고출력 203마력, 최대토크 20.9kgm의 힘을 갖추게 됐다.

또한, 토요타 86은 감각적인 드라이빙 묘미를 갖춘 스포츠카로 FR 방식의 빠른 동력 전달을 위해 적용한 6단 자동변속기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M모드, 패들 시프트 및 블리핑 다운시프트 컨트롤 등 본격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한 다양한 트랜스미션 기능을 지원한다. 특히, 초저중심 패키지와 뛰어난 퍼포먼스를 기본으로 진정한 스포츠카의 역동적인 조형미를 그대로 보여 준다.

토요타 86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F1 기술에서 착안된 새로운 컨셉을 적용해 다운포스를 통해 탁월한 조종 안정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리어 콤비 램프 옆면에 적용된 볼텍스 제너레이터가 차체를 좌우에서 누르도록 했고, 플로어 언더 커버에도 공기역학이 이용되면서 디자인의 전체적인 스타일이 드라이빙 성능에 효율적이게 마감됐다.

여기에 프런트는 T-메쉬 패턴으로 스포티한 인상을 표현하고, HID 헤드램프와 날렵한 디자인의 LED 클리어런스 램프가 적용돼 효율성, 기능성, 미관을 모두 만족시킨다. 특히, 실내는 세계 최초로 적용된 프레임리스 스포츠 룸 미러, 핸들링을 좀더 자유스럽게 하기 위해 마련된 스포츠 버킷 시트는 물론 스티어링 휠과 페달에도 스포츠 타입이 적용돼 달리기 위한 조건을 갖추었다.



서킷을 지배하는 자, 토요타 86...그 숨결을 토해내기 시작하다

지난 15일 영암에 위치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토요타 86에 대한 미디어 시승회가 진행됐다. 무엇보다도 의미있는 내용은 국내 첫 출시와 나들이 행사가 F1 그랑프리가 개최되는 서킷에서 진행된 것으로, 그만큼 테크니컬한 스포츠 드라이빙에는 자신있는 차량이 토요타 86임을 제시한 부분이라고 하겠다.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의 5.615km 풀 코스를 전체 이용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토요타 86의 다양한 면을 체험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토요타 86의 개발총괄 담당을 맞은 타다 테츠야 수석 엔지니어는 차량에 대한 의미를 제시했다. 여기에 과거 AE86으로 일본 드리프트(D1) 우승을 차지했고, 현재는 슈퍼 GT의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타니구치 노부테루 등 전문 드라이버들이 극한의 드라이빙을 펼치면서 토요타 86이 여느 스포츠에 버금가는 능력의 소유자임을 제시했다.

시승차는 토요타 86 AT 모델로 마련되어 있어 MT 모델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서킷 드라이빙에서의 재미는 고속 주행에도 있지만 토요타 86과 같은 테크니컬한 차종은 코너를 공략하는 부분이 더 매력적이다. 이미 이 서킷에서 몇 번의 드라이빙을 해 보았지만 드리프트 머신으로 자리잡은 토요타 86과의 조우는 조금은 남다르다.



다른 스포츠카들에 비해 낮은 차체에 오르니 노면과 맞닿은 듯 다가오는 느낌이 시선으로 전달된다. 여기에 버킷 시트로 마무리된 포지션은 안정된 드라이빙을 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을 제시한 토요타 86의 이미지를 전달해 온다.

스타&스탑 버튼을 누르니 조용하지만 명쾌하게 다가오는 엔진음이 서킷에 진입할 준비가 돼 있음을 알려온다. 사운드 크리에이터를 통해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마다 들려오는 사운드는 서킷 드라이빙을 하기도 전에 즐길 준비가 돼 있는가를 묻는 듯 하다. 다른 모델들에 비해 사이즈가 적어진 스티어링 휠, MT 모델과 같은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 시프트 레버 등은 스포츠 드라이빙을 요구하는 오너들의 마음을 생각한 토요타 86 개발자들의 배려라는 생각이 든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서킷에 진입했다. 선행 차량이 있다고는 하지만 100km/h 이상을 달려주면서 토요타 86을 몸으로 체험해 보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심어준다. 사실,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 총 18개의 코너를 갖고 있는 만만치 않은 테크닉이 필요로 하는 코스다. 특히, 급회전을 요하는 헤어핀 코너들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선수들도 힘들어 하는 코스 중 하나다.



잘 달리는 차는 많다...하지만 즐기기 위한 차는 토요타 86뿐이다

서킷의 중간중간에 마련된 슬라럼을 통과하기에도 토요타 86은 이곳에 맞춰진 듯한 서스펜션의 능력으로 핸들링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특히, 빠르게 진행된 코너의 진입과 탈출에서 흐트러진 차체를 잡아주는 능력은 드리프트 머신의 열정이 만들어낸 결실로 시승자의 몸 속까지도 짜릿하게 다가온다. 오랜만에 쓸만한 차를 만난 듯 마냥 즐겁기만 하다고 생각이 드니 이 차를 기다렸던 마니아들도 시승자와 같은 생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고속 슬라럼을 빠져 나가니 직각을 넘어선 코너가 나타난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니 브레이크 페달을 밟기도 전에 엔진 브레이크가 작동되면서 사전 제동으로 변속타임을 조정한다. 직선에 마련된 또 한번의 고속 슬라럼에서도 무게배분(앞뒤/53:47)을 주행성능에 맞춘 차체는 요동하지 않은 채 빠르게 질주를 해 주면서 시승자에게 믿음을 갖도록 만든다.



헤어 핀에 들어서면서 서스펜션의 반응을 살피니 역시 ‘제원상으로 보다는 실제 주행에서 다른 차를 압도하는 능력을 보여 주겠다’고 제시했던 토요타 관계자들의 이야기가 괜한 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만든다. 그만큼 효율적인 서스펜션 능력을 통해 시승자가 부담스럽지 않은 핸들링을 유지하도록 해 항상 즐거운 드라이빙이 가능하게 해 줄 듯 하다.

코너에서 가속과 감속을 번갈아 하면서 토요타 86이 갖고 있는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지만 항상 일정한 성능으로 다가서는 시승차에 화가 날 정도로 완벽한 핸들링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경쟁차종으로 거론되고 있는 제네시스 쿠페가 토요타 86과 코너에서 만난다면 많은 부분 보강을 거쳐야 경쟁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어지는 연속 코너들은 가볍게 제치고 나간다. 마지막 코너를 돌아나오면서 나타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의 직선로에서 가속 페달을 꾹 밟으니 시승차는 앞으로 뛰쳐나가듯 주행해 준다. 0-100km/h 가속성능이 7.7라고는 하지만 몸으로 다가오는 스피드는 이보다 앞서가고, 고속 주행에서 얻은 속도는 180km/h 다다르면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는 모습이다. 



[총평]
그 동안 많은 마니아들이 AE86의 단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해 왔었지만 이번 토요타 86 출시와 함께 드라이빙 즐거움을 만족시킬 수 있는 돌파구를 찾은 듯 하다. 특히, 잘 달리는 차는 많지만 즐기면서 타고,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얻는 차를 찾지 못했다면 토요타 86에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여기에 개발자들은 토요타 86을 위해서 타이어까지도 전용으로 만들 필요가 없도록 해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스포츠카라는 의미를 두고 있기도 하다. 



[제원표]
토요타 86AT(토요타 86MT)
차체 | Body
 전장×전폭×전고(mm) 4,900X1,875X1,890
 휠베이스(mm)  2,780
 트레드 전/후(mm) 1,560/1,560
엔진 및 성능 | Engine & Performance
 형식/배기량(cc) 가솔린 4기통 수평대향 DOHC / 1,998
 최고출력(ps/rpm)  203/7,000
 최대토크(kg·m/rpm) 20.9/6,400~6,600
 0 → 100km/h(초)  -
 최고속도(km/h)  -
 정속주행연비(km/ℓ) 11.6(11.8 )
 CO2배출량(g/km)  150(148)  
섀시 및 가격 | Chassis & Price
 형식/변속기  FR /  6AT(6MT)
 서스펜션 전/후  맥퍼슨 스트럿 /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전/후  V 디스크 / V 디스크
 타이어 전/후   215/45R17(205/55R16)
 가격(부과세포함, 만원)  4,690(3,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