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F1 그랑프리가 재미있어질 것 같다. 지난 16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전을 진행한 2014 F1 1라운드 경기는 이변이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힘든 레이스의 연속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지난 시즌 챔피언인 세바스찬 베텔(레드불 레이싱)은 물론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이 리타이어했고, 경쟁자였던 키미 라이코넨(페라리)과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도 고전을 했다.
시즌 첫 경기부터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차량 규정과 엔진의 변화가 가장 크게 작용을 했다. 지난 시즌까지 F1 그랑프리는 레드불 레이싱이 3년 연속 선두를 차지해 왔고, F1의 오거나이저인 FOM은 관중들의 흥미와 팀들간의 경쟁을 이끌기 위해 엔진과 차량 섀시의 변화를 진행했다. 똑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진행하게 함으로써 팀들간의 또 다른 경쟁을 이끌겠다는 의도가 들어 있었고,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기에 만족할 만 하다.
이와 함께 올 시즌 F1 그랑프리의 경쟁을 부추기는 요소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세계 최고의 F1 드라이버들이 이적을 진행하면서 아직까지는 팀과 정확한 호흡을 맞추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F1 드라이버의 변화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없는 상태에서 이어져 왔지만 올 시즌은 확연히 다른 라인업이기에 첫 경기의 결과로는 올 시즌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몇 년간 F1 그랑프리는 레드불 레이싱의 독주로 이어졌다. 맥라렌, 페라리, 메르세데스, 로터스-르노가 경쟁자로 나섰지만 힘든 경기만을 이어갈 뿐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조금 다르다. 우선, 레드불 레이싱의 세바스찬 베텔은 드라이버로 남았지만 팀 동료인 마크 웨버는 은퇴를 하면서 그 자리를 다니엘 리키아르도에 내 주었다.
이전에 토로 로소팀 소속이었던 리키아르도는 차세대 레드불 레이싱의 주자로 스카우트 됐지만 1라운드 경기 성적은 만만치 않다. 리키아르도는 1라운드에서 실격을 당했지만 레이스 동안 선두인 니코 로즈버그를 괴롭힐 정도의 실력으로 포디움에 올랐다. 이와 함께 F1 그랑프리 첫 번째 레이스를 진행한 케빈 마구누센도 2위에 오르면서 새로운 경쟁체제를 예고했다.
물론,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젠슨 버튼(맥라렌)과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 키미 라이코넨(페라리) 등이 상위권에 올라섰지만 베텔은 예선전부터 지난 시즌 챔피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결승전에서는 초반에 리타이어 했다. 
시즌 1라운드 경기를 볼 때 지난 시즌 경쟁 체제를 구축했던 레드불 레이싱, 페라리, 메르세데스, 로터스 르노의 4강 체제는 찾아볼 수 없다. 눈에 띄는 것은 지난 시즌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던 맥라렌이 올 시즌 새로운 엔진에 빠른 적응을 보이는 듯 초반부터 기세를 몰아가고 있다. 버튼과 신예 마구누센의 조화는 앞으로 F1 그랑프리에서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 가기에 충분해 보인다.
여기에 윌리암스 메르세데스와 포스 인디아, STR 르노와 같은 팀들이 상위권에 올라선 것에 비해 레드불 레이싱, 로터스-르노 등은 시즌 초반 고전을 예고했다. 이 같은 현상은 새로운 엔진의 적용과 함께 섀시 교체로 인해 적응기간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이며, 중반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경쟁은 거세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F1 그랑프리에 적용되고 있는 엔진은 지난 시즌까지 사용했던 최고출력 750마력의 2.4 V8 자연흡기 엔진이 아니다. 최고출력 600마력의 1.6 V6 싱글 터보 엔진으로 다운사이징 됐으며, 엔진 회전수도 18,000rpm에서 15,000rpm으로 낮춰졌다. 특히, 새로운 시스템인 ERS(Energy Recovery Systems) 적용으로 얻을 수 있는 보조 출력인 최고출력 160마력을 랩 당 33초 동안 적절하게 사용하면 더욱 좋은 경기도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한가지는 FIA는 친환경 트랜드를 이어받아 F1 머신도 타이어 교체나 페널티 등의 이유로 피트에 진입하면 피트 레인을 지나는 시점에서부터 전기차 모드로 움직여야 한다. 이는 엔진 점화 장치나 연료 공급 등을 통해 엔진으로 움직이는 것이 금지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분화된 시스템에 어느 팀이 빨리 적응하는가도 주요한 포인트였다.
결국, F1 그랑프리 1라운드는 새로운 엔진과 섀시, 규정 등을 실제 경기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첫 레이스였다. 여기에서 대부분의 차량들이 ERS와 엔진, 그리고 차량 트러블로 리타이어 하면서 시즌 규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올 시즌 규정을 보면 시즌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엔진도 5개, 기어박스 교환도 5경기에서 6경기로 강화됐다는 부분은 1라운드에서 트러블이 발생한 팀에게는 악조건을 갖고 시즌에 들어선 것과 같다. 1라운드에 어려움을 겪은 드라이버들은 그 만큼 앞으로 차량에 대한 관리가 중요해진 상태로 시즌 초반 빠르게 복구를 해 나가는 것이 주요할 듯 하다.
이제 F1 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1라운드의 기록이 새로운 엔진에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인지에 대해 검증이 들어가게 된다. 베텔, 라이코넨, 해밀턴, 알론소 등이 1라운드의 힘든 상황을 어떻게 뛰어 넘을 수 있는가는 시즌 초반 경쟁을 위해 주요한 과정이라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