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F1 그랑프리는 1강 3중 체제였다.
지난 11월 말을 끝으로 2013 시즌 F1 그랑프리가 모든 경기를 마감했다. 세계 최대의 흥행 몰이를 하는 스포츠 중 한번에 가장 많은 관람객을 이끌고 다니는 F1 그랑프리의 올 시즌 성적을 메긴다면 몇 점이나 될까? 절반이상의 점수는 받을 수 있을까?
올 시즌은 몇 년 동안의 흐름과는 확연히 달랐다. 시즌 초반은 드라이버들간의 경쟁이 이어지면서 선두 다툼이 일어났다. 하지만 여름 휴식기가 지난 후 인피니티 레드불과 세바스찬 베텔(인피니티 레드불)이 경기의 우승을 모두 가져갔다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다른 팀들은 들러리 역할을 하고 말았다. 또 다른 방향에서 본다면 베텔과 인피니티 레드불이 뛰어난 드라이버와 팀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베텔의 입장에서 본다면 시즌 13승, 그리고 후반기 9연속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특히, 16라운드가 경기가 열렸던 인도 그랑프리에서 이미 시즌 챔피언을 확정하면서 경쟁자들에게 무력감을 줄 정도였다. 물론, 관람객들은 팀과 드라이버들의 열정적인 레이스를 관람하고 응원하기 위해 서킷을 찾기 때문에 외면상으로는 이상기후의 흐름은 찾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모든 경기에서 한 사람의 독주가 위험한 이유는 흥행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올 시즌 F1 그랑프리는 한마디로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보여진다. F1 그랑프리를 운영하고 있는 FOM에서도 이런 흥행성 문제로 고심을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한 예로 지난 2011과 2012 시즌 F1 그랑프리의 경우 시즌이 마지막 라운드까지 시즌 챔피언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관람객이나 시청자들까지도 경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몰입도는 곧바로 F1 그랑프리에 대한 흥행성으로 이어지면서 스폰서들에게도 흥미 있는 모습으로 다가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상반기는 흥행을 유지하면서 경기가 운영됐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시즌 중반에 지나치게 성적이 우수하게 이루어지면서 인피니티 레드불 머신에 대한 다른 팀들의 불신은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을 정도로 인피니티 레드불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체급이 다른 선수가 사각 링 위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것이 올 시즌 F1 그랑프리였다.
베텔과 인피니티 레드불이 일찌감치 시즌 우승을 결정하면서 다른 팀들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시쳇말로 ‘멘붕’이 오면서 경기력은 확연히 떨어졌고, 다음 시즌부터 팀으로 이적을 하는 드라이버들은 레이스보다는 자신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차원에서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물론, 마지막까지 2, 3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친 드라이버들은 팀의 명예와 자존심을 위한 레이스를 했을 것이다.
시즌 경기가 이렇게 흘러가면서 이전의 3강 3중의 의미는 사라졌고, 인피니티 레드불의 1강과 페라리, 메르세데스, 로터스-르노의 3중 체제가 돼 버리고 말았다. 때문에 시즌 종반에는 1위보다는 2위 자리를 놓고, 다시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드라이버들에게 시선을 돌리도록 하면서 흥미를 이끌기 위해 노력했지만 채널은 이미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단지, 베텔이 F1 사상 가장 많은 시즌 우승과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이어지면서 흥행지수를 유지할 뿐이었다. 이런 1강3중 체제의 흐름, 하나의 팀과 드라이버의 독주는 공공연히 F1 그랑프리에 베팅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불리했을지도 모른다. 이것도 FOM의 사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많은 손실이 올 한해 일어난 것은 틀림이 없다.
올 시즌을 뒤돌아 보면 인피니티 레드불은 F1 그랑프리의 최강자로 자리잡은 해였고, 다른 팀들과 FOM에게는 경쟁과 흥행을 위해 변화를 필요로 하는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일까? 다음 시즌 F1 그랑프리는 머신과 엔진에서 대대적인 탈바꿈을 진행하게 되고, 이런 모험을 통해 다시 경쟁력을 키운다는 목표다. 이전 하나의 팀과 드라이버가 독주를 할 때마다 이어 온 탈 바꿈이 떨어진 흥행을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겨울 새로운 규정과 머신들이 테스트를 진행하게 되고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레드불이 어느 정도 경기력을 유지하는가와 다른 팀들이 어디까지 따라 붙을 수 있는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더 이상 한 팀의 독주는 FOM이 운영하는 F1 그랑프리가 다른 경기에 밀려날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