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 파일럿을 타고 서울에서 출발해서 중앙고속도로를 올라 탔다. 서울 속에서 느끼던 답답함을 뒤로 한 채 알록달록 해진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가슴속도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이 차를 타고 가다보니 실내공간이 제법 넓고 승차감이 꽤 좋아서 대한민국 땅끝까지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와 산길을 달리면서 산꼭대기에서부터 단풍이 절경을 이루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10월, 혼다 파일럿과 함께 도담삼봉을 향한 여정을 떠났다. 단양 도담삼봉에 도착했을 때는 단풍의 절경과 깍아 내린 듯한 절벽과도 같은 자연의 모습에 입이 벌어졌다. 여기에 남한강에 우뚝 솟아 있는 바위 세 개를 보고 저것이 바로 도담삼봉임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도담삼봉은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해 있는 명승지로 단양팔경 중 절경이 으뜸으로 손꼽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아직 단풍이 절정에 다다르지는 않았지만 산세만 보아도 그저 헛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양팔경이란 충북 단양에는 수려하고 아름다운 경치의 명승지가 여덟 가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사인암, 구담봉, 옥순봉, 도담삼봉, 석문 이렇게 8가지이다. 그중 도담삼봉과 석문 두 곳을 다녀오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지역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단양군수를 지낸 이황을 비롯해 황준량, 홍이상, 김정희, 김홍도, 이방운 등이 많은 시와 그림을 남긴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 개국공신인 정도전 탄생에 관련한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데 정도전은 자신을 '삼봉'이라 자호할 정도로 이곳을 사랑했다고 전해지고 있는 지역이다.

도담삼봉은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원추 모양의 봉우리로 남한강이 휘돌아 이룬 깊은 못에 크고 높은 장군봉을 중심으로 세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그 형상이 기이하고 아름다우며 남한강과 어우러져 뛰어난 절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은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만큼 젊은 시절을 이곳에서 지내며 봉우리에 정자를 짓고 시를 읊기도 했다고 한다.

삼봉은 원래 강원도 정선군의 삼봉산이 홍수 때 떠내려와 지금의 도담삼봉이 되었으며, 그 이후 매년 단양에서는 정선군에 세금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린 소년 정도전이 '우리가 삼봉을 정선에서 떠 내려오라 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어 아무 소용이 없는 봉우리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으니 필요하면 도로 가져가라'고 한 뒤부터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도담삼봉은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라는 점은 큰 이점이었고, 단양관광관리공단 건물이 있어서 관리가 나름 잘 되는 듯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식당들이 있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먹을 만한 먹거리는 편의점에서 말고는 없어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도 눈으로 보아도 예쁜 곳이어서 그런 먹거리가 없는 것 정도는 금방 잊을 수 있었다. 연인이나 가족단위로 보트로 유람선으로 도담삼봉 주변을 돌며 남한강을 누비며 즐기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또, 한가지 빠뜨릴 수 없는 것은 황포 돛배 체험과 마차 체험을 들 수 있다.

도담삼봉에 오면 함께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국립공원안에 위치한 석문이다. 석문은 수 십 척의 바위가 만든 자연의 문으로 단양팔경 중 하나이다. 평일임에도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관광을 온 것을 볼 수 있었다. 석문까지의 거리는 약 200m(?)정도이다. 하지만 거의 절벽에 가까울 정도의 산 속에 위치해 있어서 잘 닦여진 계단길이 있긴 했지만 쉽게 생각하고 올라갔다가 중턱에서 포기하고 싶게 만들었다.

이와 다르게 석문으로 가는 길은 살랑살랑 코끝에 불어오는 바람냄새와 단양팔경의 하나를 구경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광경은 힘듦을 떨치기에 충분했다. 또한, 멀리서도 보이는 석문의 기이하고 특이한 모습을 놓칠 수는 없던지라 숨을 헉헉거리며 참고 올라갔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 있는 덕에 계단이 잘 놓여 있어서 오르기가 생각보다는 수월했다. 급경사와 비슷한 계단을 힘들어서 더 이상은 못 갈 것 같은 곳 중간에 정자가 있는데 이곳에서 도담삼봉의 장관을 다시한번 볼 수 있는 것도 놓칠 수 없다. 그렇게 산 길을 조금 걸어가다 보면 석문이 보인다.

도담상봉은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장관이었다. 역시 여행의 묘미는 힘든 여정 뒤에 오는 성취감과 보는 맛.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다. 서울에서 생각보다 멀지 않아서 당일치기코스로 연인들과 가족단위로 다녀오기를 추천해본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마음도 몸도 지쳐 있는 요즈음, 잠깐이라도 일거리는 버려 두고 떠나자. 가족,또는 연인들이나 친구들끼리 함께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짧은 일정이기에 보람된 일정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